가구 목공 | 우리 아파트에는 지난 주말에 아파트품앗이를 했다. (내가 "품앗이"라고 하는 것은 농촌사회와는 조금 달리 주민들은 공동의 재산을 수리,관리,정리하는 것이다, 핀란드에서 농촌사회의 공동노동을 가리키는 말을 현대사회에서 쓰는 식으로.) 아파트 뒷마당의 쉼터를 개선하는 일 중에 하나는 테이블 만드는 것이었다. 내가 자원했는지, 아니면 사람들이 나를 보고 저 사람이 도구를 쥘 줄 아는지 좀 보자는 태도로 나를 골랐는지 생각이 잘 안 나지만 일단 갖다 준 목재로 내가 테이블 두 개 만드는 일을 맡고 말았다. 테이블이야 잘 됐지, 그림만 보고 따라 만들면 되는 것이었으니까. 저 사람 평상 하는 일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목공 노릇을 잘 하고 나니 내가 점수를 좀 땄는지, 아니면 할 줄 모르는 것 같은 남자가 당연히 사나이가 할 일을 했을뿐이었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. 품앗이를 같이 한 사람들 중엔 그런 일에 가장이 손익은 사람이 내가 하는 모습을 보고 "넌 분명히 가구분야에서 성공했을 걸"이라고 그래더니, 신림동에서 방앗간의 박 사장이 방앗간 실내수리를 했을 때 웃으면서 한 말이 생각났다: "너는 페인트가 본업이고 공부가 부업이 아닌가". 자칭 연구자로서 좀 당황한 말들인 것 같은데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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